이번 조사에서 손기정 선수가 우승한 것을 축하하는 국내 가요 음원도 최초로 공개돼 교향곡의 관현악 연주 실현과 더불어 후대 사람들이 손기정 선수의 우승을 기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빈트는 당시 베를린 관현악단 앞에서 직접 지휘자로 나서 7장짜리 레코드로 연주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레코드는 1940년 차기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고 있던 일본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보내졌다. 재단에 따르면 해당 레코드는 전국 라디오에 송출됐고 현재 서울시의회 건물인 부민관에서 `마라톤제패교향곡 시청회`라는 이름으로 유료 감상회도 열렸다.
그러나 이후 한국전쟁 등으로 레코드 소재가 묘연해져 음원을 들을 수 없게 됐다. 독일 현지에서는 빈트가 나치에 협력한 사실이 드러나 그의 작품 연주를 금지하면서 교향곡 존재가 잊혔다. 결국 레코드와 악보 등 구체적인 교향곡 음원은 존재를 감추고 언론 보도 내용 등만 남으면서 억측이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교향곡 존재 사실조차 뒤늦게 알려졌다.
재단 측은 2002년 손기정 선수가 타계한 이후부터 자료 수집을 시작했고 5년 뒤인 2007년 교향곡 존재 사실을 알게 돼 실체 파악을 시작했다.
교향곡 찾기 작업에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재단이 보유하고 있던 손기정 선수 목소리 등이 담긴 유성기 음반 자료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교향곡 실체가 드러났다. 독일인 방송역사 연구자가 보유한 방송녹음대장에서 빈트가 1936년 8월 5일 독일 국영 라디오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작곡한 `마라톤 경주`라는 제목으로 된 20분짜리 3악장 관현악곡이 연주된 기록을 발견한 것이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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